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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쇠고기 개방 찬성하지만 수입중단 권한은 지켜야"

●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인터뷰

"과장된 논리로 대통령 탄핵·反美 주장하는 세력 있어 국론분열 심각… 현정부 '무능한 보수'로 비칠까 염려"

박두식 기자 dspark@chosun.com
홍영림 기자 ylhong@chosun.com
입력 : 2008.05.04 23:41 / 수정 : 2008.05.05 10:35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쇠고기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치권에서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누구보다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원조 보수'를 자처해 온 이 총재가 이 문제에선 이념적 대칭점에 있는 통합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서울 여의도의 자유선진당 총재실에서 이뤄진 이 총재와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그는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된 검역주권 회복 차원에서 제기한 쇠고기 재협상 요구를 반미(反美), 반(反)보수로 몰지 말라"고 했다.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평을 의식한 듯, '반미' '반 보수'라는 표현을 먼저 썼고, 이 대목에서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 반대에 당력을 집중하는 이유가 뭔가?

"단순히 쇠고기 개방이라는 좁은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문제를 놓고 심각한 국론 분열이 빚어지고 있다. 쇠고기 개방을 찬성하는 쪽은 여기에 반대하는 것은 반미를 선동하는 것이라고 하고, 반대하는 쪽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쇠고기인 것처럼 과장하면서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몰고 가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했을 때 우리가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 검역주권을 포기한 데 있다. 선진당이 이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재협상만이 해결책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국가와 정부란 게 뭐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줘야 할 국가가, 식생활과 직결된 적절한 통제 수단을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번 한·미 협상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나와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조치가 있어야만 한국은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반면 일본과 캐나다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우리보다 더 철저한 통제수단을 갖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무책임한 괴담(怪談)들이 마구 유포되고 있다. 공당(公黨)이라면 이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그런 말도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잘못된 시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방 반대론도 당장 광우병 쇠고기가 들어오는 것처럼 부풀리고 과장하고 있다."

―이번 파동을 보면서 선진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묻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개방론자다. 개방이 살 길이라고 본다. 그러나 국가의 근본과 관련된 것까지 포기하는 것을 보수주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10년 만에 출범한 보수 정부가 잘못해서 신뢰를 잃으면 국민들은 '보수로 바꿔줬더니 형편 없구나'라는 말을 할 것이다. '무능한 보수의 실수와 실패'로 불만이 확산된다면 지난 2002년 미국 장갑차 사건으로 인한 촛불 시위로 좌파정권의 출현을 초래한 것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총재나 선진당은 미국산 쇠고기 개방 자체는 찬성하는가?

"그렇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입장은?

"개인적으론 쇠고기와 FTA는 별개라고 본다. 그런데 미국이 이 두 문제를 연계했다. 지금 상황에선 우리도 검역주권 문제를 한·미 FTA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게 됐다. 두 문제가 결과적으로 연계되는 상황이다."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것은 당의 주요 기반인 충청 지역 농민 표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검역주권은 전 국민 건강과 관련된 일이다. 축산농가만 생각해서 이러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 탄핵이나 촛불집회에 동참할 생각이 있나?

"없다."

―출범한 지 두 달이 조금 넘은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잘한다, 못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때는 아니다. 지난 5년간 노무현 정권이 너무 불안정하게 국정을 운영한 탓에 국가의 기본이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국민들은 새 정권에 많은 기대를 했다. 새 정부가 새벽부터 달리고, 180도 다른 정책도 금방금방 내놓기도 하고, 잘못된 쇠고기 협상도 하고 하니까 국민들 사이에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도 일부 있는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선진당은 지난 총선에서 18석을 얻어 국회 운영에 정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섭단체(20석 이상)의 자격을 얻지 못했다. 무소속 영입 얘기도 나오는데….

"솔직히 2석을 채워 교섭단체가 됐으면 하지만, 거기에 매달리거나 함몰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당에 하고 있다."

―이 총재가 총선 후 자주 언급한 '보수대연합'의 의미는 뭔가?

"국가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보수적 가치를 내세우는 정파들이 연대해서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하고, 이를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보수의 가치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작년 대선 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공개적인 구애(求愛)를 했다. 지금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나?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나는 선진당이란 서로 다른 울타리에 있다. 지금 연대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 총재에게 "2012년 대선에도 출마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즉답을 하지 않고 잠시 생각한 뒤, "질문도 적절하지 않고, 대답하기도 적절하지 않다"고만 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주장으로 번지고 있는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원문기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5/04/20080504010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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